• [기고] 고독병, 그 실체와 치유의 길
  • 한기택 (코리아미래포럼 대표)
  • [고독병, 그 실체와 치유의 길]
    코리아미래포럼 대표 한기택


    살면서 다양한 감정을 만난다.

    우리는 살아가며 수없이 많은 감정들을 마주한다.
    기쁨, 분노, 설렘, 슬픔…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조용하고 가장 깊은 감정, 고독, 고독은 말없이 다가온다.
    눈빛 하나에도, 대화의 공백에도, 밤의 정적에도 문득문득 스며든다.

    그 이름은 고독병이다.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마음을 품은 채, 우리는 조용히 이 병을 앓는다.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이 감정을 ‘고독병’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단지 외로운 마음이 아니라, 삶의 에너지를 고갈시키고 신체와 정신까지 병들게 하는 이름 없는 병. 그리고 이 병은 생각보다 훨씬 가까이에 있다.

    우울증 환자가 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겪는 사람의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젊은 세대, 그리고 여성들 사이에서 그 증가세는 더 가파르다.
    스마트폰 하나로 언제든 사람과 연결될 수 있는 세상인데, 왜 우리는 이토록 외로울까?

    사람들은 고독을 말한다.

    사람들 틈에 서 있을 때조차, 마음이 텅 비는 순간이 있다고,
    사랑하는 사람 곁에서도, ‘이 사람은 나를 모른다.’라는 생각이 들 때, 그 외로움은 더 깊고, 모두가 자는 밤, 혼자 깨어 있는 시간. 아픈데 말 못 할 때, 속이 무너져내리는데 설명할 언어조차 없을 때, 고독은 거대한 벽처럼 우리를 감싼다.

    살다 보면, 누군가와 점점 멀어질 때가 있다.

    자주 연락하던 친구와 점점 대화가 줄고, 서로의 안부는 인스타그램으로만 확인하게 될 때. 사라지는 관계 속에서 우리는 ‘잊힌 사람’이 된 기분을 느낀다.
    밥을 혼자 먹는 건 익숙해졌지만, 늘 혼자라는 사실이 뼈에 사무칠 때, 고독은 슬픔을 넘어 아픔이 된다.

    노년의 고독은 소리없이 찾아온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외출이 줄고, 사람 만날 기회도 줄어든다. 그렇게 세상과 한 걸음씩 멀어지다 보면, 어느새 자신만 남아 있는 고요한 방 안에서 하루를 마주하는 횟수가 늘어난다.
    노년의 고독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그림자다.
    그럴 때면 ‘고독’이라는 단어가 불쑥 마음에 들어선다.

    퇴직의 쓸슬함 뒤에 오는 허전함.

    ‘노년의 고독은 단순히 혼자 있다,’라는 말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은퇴 후에는 매일같이 출근하던 일터도, 자신을 필요로 하던 사회적 역할도 사라진다.
    게다가 자녀들은 성장하고 각자의 삶을 꾸려나가며 점점 멀어진다. 함께했던 식탁은 어느새 조용해지고, 몸도 예전 같지 않고 여기저기 아픈 곳이 늘고, 병원을 오가는 일상이 익숙해진다.

    고독병은 단순한 감정의 흐름이 아니다.

    그건 실제로 우리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하는 질환이다.
    고독은 만성 스트레스를 불러오고, 심장과 혈관을 긴장하게 만들며, 면역력을 떨어뜨려 몸을 병들게 한다.
    잠들지 못하는 밤이 늘어나고, 하루하루 기운이 빠진다. 우울감은 깊어지고, 먹는 것조차 불규칙해진다.
    누군가는 술에 의지하고, 누군가는 약에 기대며 이 조용한 병을 숨긴 채 살아간다.
    고독과 우울증이 심해지면 생명을 위협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고독병의 원인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족은 해체되고, 공동체는 사라졌다. 도시는 커졌지만, 마음은 더 좁아졌고, SNS로 연결된 수많은 사람들과 대화하면서도 진심을 나누는 관계는 점점 줄어들었다.
    ‘괜찮아 보이는 척’이 습관이 되고, ‘나만 이상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마음 한쪽을 무겁게 한다.

    우리는 ‘고독하다.’라고 말할 수 없는 사회에 살고 있다.

    “요즘 좀 외로워.”라는 말 한마디에도, “그런 말 하지 마.” “다들 그렇게 살아.” 이런 반응이 돌아오면, 사람들은 다시 침묵을 선택하게 된다.
    하지만 고독은, 절대로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고, 누구든 그 안에서 길을 잃을 수 있다.
    그러나 그 길에서 다시 빛을 찾는 방법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 치유는 크고 거창한 것이 아니다.

    작고 사소한 것에서 시작해라.

    가끔 친구를 만나 따뜻한 커피를 나누고, 공동체 활동이나 봉사로 소속감을 느끼며, 반려동물의 눈빛에 위로받고, 산책 중 문득 마주친 꽃에 웃음을 짓는 순간들, 그 모든 작고 평범한 일들로부터 시작해 보자.

    고독의 병을 천천히 씻어보자.

    운동으로 몸을 돌보고, 글쓰기로 마음을 정리하고, 조용히 명상하며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시간도 중요하다.
    사회는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본인이 깨닫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전문가와의 상담도 큰 도움이 된다. 혼자서 해결하려 하지 않아도 된다.

    정부와 공동체가 할 수 있는 일도 많다.

    지역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고독을 감지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고립되기 쉬운 사람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 수 있어야 한다.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누구든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함께 고독을 이겨내는 방식이다.

    고독 속에서 피어난 위대한 사람들도 있다.

    ♥ 수많은 실패와 조롱을 버텨낸 엘론 머스크, 우울을 문학으로 바꾼 버지니아 울프,
    ♥ 27년의 감옥 생활을 내면의 성장으로 바꾼 넬슨 만델라.
    ♥ 외로움과 단절된 세상 속에서 빛을 피운 헬렌 켈러.
    ♥ 고독한 철학자였지만 인류 사상에 깊은 흔적을 남긴 프리드리히 니체

    그들은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안에서 길을 찾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을 얻었다.
    고독은 삶에 스며드는 그림자 같지만, 그 속을 천천히 걸어가다 보면 우리는 뜻밖의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고독은 사막과 같다.

    하지만 사막에도 길이 있고, 사는 방법이 있다.
    중요한 건 그 고독을 외면하지 않고 내게 맞는 방식으로 해소해나가려는 용기다.
    칼릴 지브란은 ‘고독은 사막과 같다. 누군가는 그 안에서 길을 찾고, 누군가는 길을 잃는다.’라고 말했고, 파울로 코엘료는 ‘고독을 두려워 말라. 그 속엔 성장의 씨앗이 있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서로의 고독을 이해할 수 있다.
    그 마음 하나로, 고독은 더 이상 병이 아니라 서로를 이어주는 성장의 씨앗이 되고, 길이 되고, 다리가 될지도 모른다.

    고독을 너무 빨리 밀어내려 하지 말자.

    그 안에서 무엇을 배우고, 누구에게 손을 내밀어야 할지 생각해보는 것도, 고독을 이기는 방법이다.

    삶의 조그마한 목표가 있어야 행복하다.

    ‘삶의 목적을 설정하고 목적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라는 연구가 있다.
    소박한 꿈을 가지고 소박한 꿈을 향해 달려가면 고독이라는 구름은 바람처럼 흘려보낼 수 있다.

    소박한 소망을 향해 즐기며 살자.

    어떤 사람은 노후를 산골 별장에서 조용히 여생을 보내는 것을 희망한다. 하지만 갑자기 아프면 …?
    나는 자연환경이 좋고 병원들이 모여 있고 마트가 있으며 교통이 편리한 곳으로 이사를 왔다. 공원도 많고 산책길도 좋아 매일 걸으며 건강을 챙기고 있으나 친구들이 없어서 외톨이가 되어 쓸쓸한 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탁구동아리라는 길을 찾았으며, 동아리 친구들과 커피를 마시면서 수다를 떨고, 노인정에 나가서 즐거운 노래도 부르며 껄껄거리며 웃기도 하고 산책을 즐기면서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고 글도 쓰면서 즐겁게 살고 있다.

    맺음말

    건강은 소박한 꿈을 가지고 뱃속 편하게 살면서, 섭생(攝生)을 잘하고, 즐겁게 사는 것이 최고임을 강조해 보면서,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의 ‘이봐, 해보기나 했어?’, ‘길이 없으면 만들면 돼!’라는 말씀을 되새겨 본다.


    [필자 소개]  

    *한기택*
        現) 코리아미래포럼 대표 / 코리아교육연구소 이사장 / 자녀교육 BANK 대표 / 
              왜색화투몰아내세국민운동본부 대표 / 한국화투연구소 대표 / 한일교육문화협회 이사 / 칼럼니스트
        前) 고등학교 교장 / 도교육청 장학사, 장학관, 과장 / 교육부 교육정책심의회 위원 / 
             도덕성회복국민운동본부 부총재 / 한국청소년보호육성회 부총재 
        수상) 한국교육자대상, 국민훈장목련장, 세계평화교육자상 

  • 글쓴날 : [25-04-14 12:30]
    • 대한노인신문 기자[p577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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