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건강보험 재정은 우리 노인들의 건강 자산입니다
  • - 건강보험 특사경 제도를 바라보는 노년층의 시선 -
  • 대한노인회 광진구지회 황갑석 지회장
    대한노인회 광진구지회 황갑석 지회장

    초고령사회에 들어선 지금, 병원과 약국은 우리 노인들에게 삶을 지탱하게 하는 일상의 공간이 되었다. 몸이 아프면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곳이 병원이고, 건강보험은 그 일상을 떠받치는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이다. 그렇기에 병원과 건강보험 제도는 무엇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특히 신체적으로 취약한 노인들이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피해를 입는 일은 사회가 반드시 책임지고 막아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비의료인이 병원을 운영하며 과잉진료와 허위청구를 일삼는 불법개설기관, 이른바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 약국은 그 실체를 감춘 채 지금도 우리 주변에 존재하고 있다. 이들은 건강보험 재정을 잠식할 뿐 아니라 우리 노인들의 건강까지 위협한다. 불법개설기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우리 노인들은 “의사, 약사 선생님 말이니 믿어도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불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받거나 과도한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불법행위를 제때 막아낼 제도적 수단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건강보험공단이 불법 혐의를 포착하더라도 직접 수사할 권한이 없다. 수사기관에 의뢰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되는 동안 피해는 계속 누적된다. 그 결과 새어나간 건강보험 재정은 결국 국민 전체의 부담이 된다. 특히 연금과 제한된 소득만으로 살아가는 우리 노인들에게 그 부담은 더욱 무겁게 돌아온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논의되고 있는 것이 ‘건강보험 특사경 제도’다. 특사경 제도는 환경, 식품 등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기관에 제한적인 수사권을 부여해, 불법행위를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단속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건강보험 특사경 제도가 도입되면 불법개설기관에 대한 초기 대응은 지금보다 훨씬 빨라질 것이다. 전문 인력이 직접 조사와 증거 확보에 나설 수 있어 수사의 실효성도 높아진다. 이는 단순히 단속을 강화하는 문제가 아니다. 국민건강보험 제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정직하게 운영하는 의료인이 보호받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무엇보다 우리 노인들이 안심하고 병원을 찾을 수 있는 사회로 가는 출발점이다.

    건강보험은 소득이 줄어드는 노년에도 치료를 포기하지 않게 해주는 마지막 버팀목이다. 이 버팀목이 일부 사무장병원의 불법으로 무너진다면, 가장 먼저 상처받는 사람은 노년층, 저소득 취약계층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이다.

    광진구 노인회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건강보험 특사경 제도 도입에 분명한 찬성의 뜻을 밝힌다. 이 제도는 불법을 바로잡기 위한 최소한의 공적 장치이며, 우리 노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지키기 위한 제도다. 물론 모든 제도가 완벽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필요함을 알면서도 도입하지 않는 것은 더 큰 무책임이다. 이제는 오랜 논의를 넘어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할 때다. 건강보험 특사경 제도 도입을 통해 우리 노인들이 안심하고 병원을 찾을 수 있는 사회, 국민의 보험료가 정당하게 쓰이는 건강한 사회로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글쓴날 : [26-01-27 15:36]
    • 대한노인신문 기자[p577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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